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최근 5년 동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 10명 중 6명은 2차 피해에 노출돼 있어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8년 서울, 인천, 부천, 수원, 안산, 전북, 광주, 대구, 마산창원, 부산, 경주 등 전국 11개 지역 평등의 전화에서 상담한 사례를 분석해 여성노동자의 고용 상황을 진단했다.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4526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여성노동자들의 상담 경향과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남성 상담(249건)과 재 상담을 제외한 2969건의 신규상담 사례를 분석했다.

상담 분석 결과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이 25.7%(763건)으로 확인됐다. 성희롱 관련 상담은 근로조건 상담 35.1%(104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002년 이후 평등의 전화 상담은 근로조건, 모성권, 직장 내 성희롱 순의 분포를 보였으나 2018년 모성권 상담보다 직장 성희롱 상담 비중이 높아졌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최근 5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 2014년 416건이던 상담이 2018년 76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상담 비율 또한 2017년 189%에서 2018년 215%로 증가했다.

이같은 상담 증가는 2018년 연초부터 우리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METOO 운동에 기인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가 적극 상담에 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 763건 중 육체‧언어, 언어‧시각, 육체․시각, 육체‧언어‧시각 등 복합적으로 피해를 가하는 성희롱 유형이 4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언어적 성희롱 36.1%, 육체적 성희롱 16.4%다.

상담담자의 고용유형은 정규직 61.2%로 가장 많았으며 비정규직 36.8%, 무기계약직 2.0%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의 절반에 가까운 48.9%가 3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일했다.

상담자 연령대는 20대 36.6%, 30대 34.7%, 40대 19.1%, 50대 6.1%, 60세 이상 6%로 직장 내 성희롱이 전 연령대의 일하는 여성 모두에게 발생했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중 상사가 56.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사장 23.2%, 동료 12.0%, 고객 4.3%, 부하직원 1.3% 순이다.

사업장 규모별로 가해자 분포를 살펴보면 4인 이하 사업장은 사장 69.7%, 5~9인 규모는 사장 51.5%로 나타나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사장에 의한 성희롱 비율이 높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법제도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를 저절로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법조항의 존재 뿐 아니라 이를 준수하는 사업주와 구성원, 관계 처의 법집행 의지와 적합한 역할 수행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또 “직장 내 성희롱은 행위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피해 현장에서 계속해서 일해야 한다는 특수한 상황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상 성차별이 제대로 규율되고 사업장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근절과 고용상 성평등 업무를 중요한 업무로 인식하고,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체계와 예산, 인력을 마련하여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웅석 기자  webmaster@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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