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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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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7  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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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효석 담쟁이문화원장

최근 농사에 관심을 두면서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귀농귀촌을 두고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한 부류는 나이 들면서, 직장에서 은퇴하고 아이들을 다 키운 뒤라서 도시를 벗어나려는 귀촌 그룹이다. 생계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도시에 살 이유가 없을 뿐이다.

또 한 부류는 비교적 젊은 사람으로 농업에 기대를 걸고 농사를 생업으로 선택한 귀농 그룹이다. 농사에 생계를 걸어야 한다. 도시에서 어떤 직업으로 얼마를 벌었든 도시에서 사는 게 싫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농사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귀농 그룹은 다시 농사로 생활하려는 사람과 농사로 돈을 만들려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4월, 전라남도에서 여러 젊은 농민들을 만났는데, 오래전 귀농한 선배 농가 도움을 받으며 논농사, 밭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 젊은이들과 밤새워 이야기하면서 나 나름대로 농촌에서 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런데 내 의견에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경청하는 태도가 모호했다. 나중에서야 농업을 대하는 철학이 나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농사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았다. 그런데 젊은 농부들은 농사를 삶으로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 살면서 직장에 출근하듯, 여기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것 같았다.

친환경을 생각하고, 협동조합에서 꿈꾸고, 공동체 학교를 운영하며 털털한 모습으로 소확행을 즐기는 듯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지, 하기 힘든 일을 억지로 무리해서 추진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과거에 재물 욕심이 없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공동체 안에서 조금씩 내려놓는 것 같았다.

신선했다. 아주 좋았다. 농촌은, 공동체는 품이 넓어서 젊은이가 돈돈 하며 살지 않아도 되는가 보다. 한쪽에서는 노인들이 태극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흔들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젊은이들이 세상을 제대로 바꿔나가고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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