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국 부천시의원

7호선 연장구간이 개통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생활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홍보와 기대가 충족됐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기다릴 때의 설렘은 다 잊혀지고 원래부터 있었던 생활공간처럼 자연스럽다. 감지덕지하며 고마워했던 마음이 언제까지 계속 갈 리도 없다. 불편한 일들이 눈에 보인다.

지하철 개통 이후에도 여러 가지 불만족한 일들이 남아 있었다. 일부 역사의 출입구 지붕(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점은 개통 전에 발견하여 보완을 했다. 시청역과 까치울역에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점은 제가 문제를 지적하고 그것이 반영된 덕분에 지금 공사를 하고 있다. 역사와 플랫폼에 의자가 부족해서 기다리기가 불편하다는 민원도 많이 해소된 것 같다.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환승역인 온수역에 1호선 직통열차가 정차하게 해 달라고 개통 초기부터 요구했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온수역과 역곡역에 모두 직통열차가 정차시키면 직통의 의미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고 한다. 장차 소사역도 환승역이 될 텐데 그 이후에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7호선 관련 불만의 정점은 연장구간의 전동차 운행횟수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서울 쪽에서 오다보면 두 대 중 1대는 온수역이 종점이다. 지난 해 선거에서 이와 관련하여 열차 운행을 늘리겠다, 직통열차를 운행하겠다, 부천시민도 앉아 갈 수 있도록 상동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만들겠다는 등의 공약들이 나왔지만 하나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현 시장이 공약한 시간간격 단축은 불가능한 것으로 슬그머니 결론지어지기도 했다. 우리 시가 홍보를 무척 열심히 하는데 잘 안된 이야기도 공식적으로 발표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7호선이 개통되면 버스 등에도 변화가 생겨서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 생각도 했는데 그 부분은 아닌 것 같다. 7호선 개통 이후 버스노선이 크게 조정된 것도 없다. 전철이 다니는 노선대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낭비에 환경오염이라고 생각한다. 버스공영제가 필요한 이유다. 환승하기 좋도록 전철역 근처로 버스정류장을 옮기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지하철이 생긴 것’ 이상의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7호선 관련하여 또 다른 제안을 하려한다. 7호선 인천방향으로 상동역 다음은 삼산체육관역이다. 부천과 인천시 부평구의 경계에 있는 역이다. 이 역 이름을 ‘한국만화박물관역’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이 역은 부천과 인천의 시계에 위치해 있지만 부천은 처음부터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 역 이름에 인천의 체육관 이름을 붙인 것은 둘째치고 부천이 자랑하고 인천시민도 즐겨 이용하는 호수공원 쪽은 전철 출입구도 내지 않았다. 부천인 듯 부천 아닌 부평의 역일뿐이다.

지역 이기주의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만화박물관이 부천시에 있고 건립에 부천시 예산이 일부 투입됐지만 만화박물관은 부천시만의 것이 아니다. 이름에 ‘한국’이 붙어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만화박물관이다. 이름에 걸맞게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온통 무신경 일색이다. 삼산체육관역에 내려도 이곳에 한국만화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그저 출구표시 정도만 있을 뿐이지 만화박물관을 상징하는 홍보물 하나 찾기 힘들다. 전철에서 내려 만화박물관 출구로 나가기까지의 넓고 긴 벽면이 텅텅 비어 있다. ‘만화상상정거장’이라고 이름 짓고 만화관련 시설을 가진 곳은 오히려 상동역이다. 상동역은 부천시민들이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역이라고 거기에 설치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인천시민들이 만화박물관을 남의 것이라고 느끼는 것도 어쩌면 우리의 이런 이기심 탓일 지도 모른다.

부천시의 무신경은 이 뿐이 아니다. 전철 내부에 7호선 노선도를 그려놓고 역마다 주변의 명소를 안내하는 그림이 드문드문 붙어 있지만 삼산체육관역의 명소는 만화박물관이 아니라 상동호수공원으로 안내되어 있다. 만화박물관 중심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 이름을 바꾸어 7호선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만화박물관의 존재를 알게 해야 하고, 삼산체육관역을 만화박물관의 안내부스처럼 활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천시민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협의해야 가능한 일이다. 차제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부천이라는 틀에 가둬 둘 것이 아니라 국가 관리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연구됐으면 좋겠다.

*만화박물관으로 가는 부천 시내버스노선도 단 두 개 뿐이다. 인천 시내버스 노선이 오히려 더 많은 실정이다.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쓰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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