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국 부천시의원

2009년부터 시작된 동부천IC 반대 운동이 이제야 비로소 불이 붙었다.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고 실시계획인가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반대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새해 벽두부터 원미산에 나가 시민홍보를 하면서 저지결의를 다졌다. 그리고는 2월 14일,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날에 작동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수막 띠잇기를 하며 본격 투쟁의 결의를 다지기로 한 것이다.

광명-서울 간 민자고속도로의 부천구간에 인터체인지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09년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부천과는 아무 연관도 없던 고속도로가 신정택지지구 때문에 부천쪽으로 노선이 변경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냥 부천쪽으로 우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체인지 설치를 위해 지상으로 노출시키면서 작동산의 대규모 파괴가 불가피해졌다. 광명-서울 구간 21km 중 12km 이상이 지하구간인데 부천구간만 유독 지상으로 설계된 것이다.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산의 훼손이 제일 큰 피해다. 녹지율이 낮고 인구밀도가 높은 부천으로서는 한 뼘의 녹지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부천의 필요로 건설되는 것도 아닌 도로에 산을 대거 희생시킬 수 없다. 교각설치로 인한 흉물스러운 풍경은 차라리 부수적인 것이다. 고속도로 진출입을 위한 길주로의 차량홍수, 수돗물 정수장의 피해는 게산하기 힘들다.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부천시가 원망스럽다. 반대결의를 두 번 씩이나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시의회도 면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시민들이 나섰다. 발렌타인데이에 시작한 투쟁이 화이트데이에는 승리의 소식을 가져오기를 바란다.

국토부와 민자사업자는 시민요구에 깨끗이 승복해야 할 것이다. 도로공사를 하지말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지하로 지나가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저러다 말겠지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이 지치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부천시도 적극적인 반대행정을 펼치기를 당부한다. 실시계획인가가 나건 공사가 시작되건 부천의 산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밀양처럼 험한 모양이 연출되면 이미 늦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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