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경영수익 3배 이상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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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경영수익 3배 이상 늘려대한민국 여성 최초 최만자 조합장 … 2년 연속 40억 이상 흑자

박웅석 기자 | webmaster@efocus.co.kr

승인 2014.04.10 14:24:19

▲ 최만자 부천농협 조합장

강원도 두메산골 농부의 딸로 태어나 선생님을 꿈꾸던 소녀는 선생님이 되지는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꿈꿔온 선생님이 되지는 못했지만 연간 1조 5000억원의 자산을 운영하고 1800여명의 조합원과 15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조합의 수장이 됐다.

최만자 부천농협 조합장, 대한민국 최초 여성농협조합장인 그녀는 2009년 조합장에 당선돼 취임 이후 13억원에 불과하던 조합의 이익을 3배 이상 늘려 2013년에는 5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남겼다.

특히 사임당라이온스클럽을 창단해 초대회장을 역임하는 등 국제라이온스 협회 354-B(경기)지구 고문과 연수원 교수로 활동하면서 봉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 조합장 이외에 초선 조합장 또 여성조합장 최초로 농민신문 이사로 선임돼 농협의 신화를 써 나가고 있다. 70을 넘긴 최만자 조합장의 인생 역경과 그가 말하는 경험을 들어본다.

▶어떻게 농협과 인연을 맺게 됐나요?

부천에 1971년도에 이사를 왔어요. 남편이 군인이어서 발령이 났는데 남편 따라 부천에 오니 새마을운동이 시작 된 거예요.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니까 이장, 동장이 사람들을 불러모아놓고 새마을 운동에 대한 얘기를 하더군요. 그때 여자들을 모아서 문화교실도하고, 새마을 부녀회도 만들고 했는데 참여를 했더니 부녀회장을 시키는 거예요. 서른도 안 된 29살 새색시가 부녀회장을 맡고 새마을운동 활동을 하면서 식생활개선연합회장도 했어요. 이러한 여성조직이 동네마다 다 있었는데 부천에서는 제가 특별했나 봐요. 시에서 주부대학을 한다고 해서 또 거기 가서 생활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 했어요.

그 때 농협에서 농촌 계몽을 위해 전국적으로 74명의 여성지도담당직원을 뽑았는데 부천농협에서도 한 사람을 뽑아야하니까 시청지도소장님이 저를 추천 했어요. 그런데 그때 임신을 해서 못 간다고 했는데도 조합에서 계속 찾아와서 일 해 달라면서 월급 3만5000원을 주겠다는 거예요. 3만5000원이 작은 돈은 아니었거든요. 어머님도 애는 내가 봐 줄 테니 출근하라고 해서 출근을 했는데 월급을 1만7400원만 주는 거예요. 그때부터 농촌 돌아다니면서 일을 했어요. (당시 부천농협이 전국적인 모범조합으로 알려져 ‘KBS 잘살아보세’에서 최 조합장을 취재해 방영됐다)

▶여성으로서 조합장이 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45년 농협 역사에 여성조합장이 한 명도 없었어요. 물론 지금은 저와 전남지역 단위조합장 한분이 또 있어 2명이 있어요. 20여년간 여직원으로 농협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참 많이 했어요. 초창기 때는 죽을 만큼 고생을 많이 했어요. 농민들이 농협에 가입하면 본인에게 혜택이 있다는 걸 전혀 모르던 시절, 그 땐 단위농협이었요.

74년도쯤이었는데 농민들이 대출받으러 오면 돈이 없어서 20만원밖에 대출을 못해줬어요. 그때는 20만원이면 아주 큰 돈 이었어요. 벼 한 가마니에 3000원 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20만원 대출해가면서 3000원을 기부했다는 거예요. 출자금을 기부금으로 안거죠. 그러니 농민들이 조합에 안모였죠. 그런 시절에 고생하면서도 저는 조합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다니면서 ‘출자금은 여러분의 자산이다’고 조합원들 교육을 시켰어요. 그렇지 않으면 농협이 발전할 수 없고, 농민들이 뭉치기 힘드니까요. 직원들이 퇴근하면 저는 농촌을 돌아다녔어요. 만약에 내가 이렇게 3년 동안 해서 안 되면 농협을 떠나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예요.

밤마다 농촌을 돌면서 회관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가족끼리 다 모여서 절약하세요’ 또 나라가 가난하니까 종이 한 장도, 성냥 한 개비도 아껴서 자녀들이 튼튼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말이예요. 여섯시가 되면 10리 20리 떨어진 농촌 20여개 동네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이제 농협이 좀 성장을 해서 이(현재 농협건물) 좋은 데 집짓고 저는 나갔다 이 말입니다.

제가 정년퇴직을 59세에 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농협에 헌신했는데 퇴직을 하고나니까 농협 직원들이 저를 대하는 모습이 예전하고 다르더라구요. 물론 그 사람들도 바쁘잖아요. 다른 사람들 만나야하니까. 그 때서야 비로소 아 내가 여길 떠났구나 하면서 이 길을 걸어 다닐 때 마다 농협을 바라보면서 ‘아 저 주춧돌 밑에는 내 땀방울이 있겠지’ 뭐 이런 생각을 했죠.

나이도 많이 먹어서 조합장을 한다는 건 말이 안됐어요. 그래도 나만의 자부심은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다녔어요. 요즘 직원들이 예전의 농협은 가난했는데, 나는 옛날에 밤잠안자고 누비고 다녔다 할 필요도 없고 내 마음속으로만 자부심이 있어요.

그러던 중 주변에서 농협 이사를 해보라 해서 도전했는데 표를 3번째로 많이 받아 이사가 됐어요. 그때도 여자가 무슨 이사냐, 누가 찍어나 주겠냐고들 했어요. 그런데 지금 1200개의 농협에서 최초로 여자 조합장이 되었다는 게 자랑스럽죠.

2009년 69살에 조합장이 됐어요. 농협 45년 역사상 조합장 후보가 두 명만 나왔었지 세 명 이상 나온 적은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다섯 명이나 나왔어요. 상대가 여자다. 나이가 많다. 제가 또 이사되고 2년 만에 대장암 3기 수술을 받았거든요. 그러니 암 환자다 이러면서 사람들이 나를 얕보고 나오는 데 힘들었어요. 전화 홍보도 본인 밖에 못해요 그래서 전화도 1400통 다 못하고, 300통 밖에 못했는데, 투표를 하니까 제가 530표로 가장 많이 받아 엄청난 표차이로 조합장이 됐어요. 다른 후보들은 205표, 154표, 99를 받은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 조합장이 되기까지 만만치 않은 역경이 있었을 텐데요?

역경이라기 보다는 앞에서 말했듯이 이사 출마, 조합장 출마 때 여자에게 표가 가겠냐고 하던 것이 조금은 마음이 상했었어요. 제가 중앙의 대의원 조합장인데 전국에 288명이 대의원조합장이에요.

농협 중앙회 사업을 수집하고 결산하고 하면 300명을 다 외울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분들은 저를 단번에 알아봐요. 여성 대의원은 저 혼자니까 그런거지요. 최근까지 제가 대의원 조합장이었는데 남자 조합장님들을 만나서 ‘처음 뵙겠습니다’ 하면 ‘두 번째 보는데’ 이래요. 그러면 제가 ‘조합장은 300명인데 여자는 저 하나잖아요. 그러니 다 외울 수가 없죠.’ 그래서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아 있어요.

▶취임 후 3배이상 수익을 올리고 4~50억 흑자를 내는 등 3년 연속으로 ‘클린-뱅크’ 인증을 받고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수익을 낸 비결은 무엇인가요?

제가 조합장이 되면서 예전보다 후퇴하면 안된다. 경영을 좀 잘 해야겠다. 그런 확실한 계획을 갖고 했지만 부동산이 침체 된지가 오래 됐잖아요. 그래서 지금 금융 대출 자원이 고갈이 된 상태에요. 지금 은행들이 적자 결산을 하는 데가 많아요. 100억 적자를 내는 곳이 두 곳이나 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수익을 3배 올렸어요. 처음 취임하고 나서 다음에 두배 세배해서 그전에는 14~15억 흑자를 냈는데 올해에는 50억 흑자를 낸거예요. 그런데 그게 또 앞으로 많이 벌어도 부실채권이 많으면 흑자가 아무의미가 없거든요. 지금 부실채권이 3~5%, 10%나 되는 곳도 있는데 저희는 0.92%예요. 그래서 현재 아주 상당히 건전한 경영을 하고 있어요.

조합장은 인사를 잘 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제가 취임해서 사람을 선출했는데 그 사람이 신용사회 전문가예요. 그 사람이 잘 했어요. 우리 지점이 11개인데 1조 5000억을 총 관리하는 사람이 기획상무예요. 기획 상무랑 상무이사 두 사람을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 같아요.

저는 농협이 초창기 때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직원들을 다 알아요. 이 사람이 뭘 잘하고 못하는지 그게 장점이죠. 뭐 다른 건 없어요. 사람의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한 게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거 같아요.

▶부천농협 조합장이 아닌 인간 최만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제가 저를 말해요? 저는 남들보다 집념이 상당히 강해요. 무엇을 하고자 생각하면 포기를 못하는 고집이 있어요. 그게 약간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죠. 애국심도 남달라서 뭐를 하던간에 다른 나라랑 비교하며 감사한 마음도 갖고 애국심을 심어주려고 무지 노력을 했어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어요.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그래도 1등을 못하면 그래도 2~3등은 해서 항상 우등상은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강릉사범학교에 입학했지요. 그런데 바로아래 남동생과 함께 학교를 다니다 보니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어요.

내리 3년간 흉년이 들었는데 아버님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하나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하고 네가 학교를 포기하라고 해서 중퇴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 여기서 조합장을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만약 선생님이 되어서 교장을 했더라면 벌써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놀고 있을 텐데 그래도 동생에게 양보하고 착하게 살아 아직도 이렇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12년도에 제가 농협 경영대학에 나갔었어요. 자식들이 70넘어서 뭔 논문을 쓰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내일 죽어도 오늘까지 뭐든지 하는 사람이니깐 말리지마라 그러고 졸업을 했어요. 이런사람이예요.

▶부천농협이 조합원과 부천시민을 위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부천농협은 조합원과 시민들을 위해 14개 과의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수강료는 월 7000원 정도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 보다 수강료가 훨씬 싸요. 그래서인지 회원중에는 4~5개 과목을 수강하는 사람도 있어요. 문화교실 수강생들에게 커피는 물론 에어컨 등 냉난방도 무료로 제공하구요.

노래교실을 비롯해 영어, 일어, 중국어, 기타교실, 오카리나, 요가 등 14개 과목에 2000여명의 수강생들이 참여하는데 전국 2000여개 농협 중 개설과목은 물론 수강생수도 우리가 제일 많아요.

이런게 다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서비스 하는 거라 생각해요. 노래교실은 수강을 하고 싶어도 들어올 수가 없을 거예요. 특히 문화교실 수강생들이 매주 월요인가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내고 있어요. 어쨌든 수강생들이 하나로 마트에서 농산품을 구입하면 상부상조 하는 거죠.

부천농협은 조합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지원, 농자재지원은 물론 1800여 전 조합원들에게 1년에 한 번씩 건강진단비를 지급해요. 연간 조합원들을 위해 쓰는 비용이 17억원 정도 돼요. 아울러 지난해 연말에는 부우이웃성금으로 부천시에 5800여만원 상당의 쌀을 기증했어요.

▶부천농협 조합장으로서 하고 싶거나 하고 싶었던 계획은 어떤 게 있나요?

이제 지역농협의 신용상업은 한계에 다달았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지역농협도 신용사업에서 벗어나 경제사업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요. 그게 바로 하나로마트 같은 유통센터를 운영하는 거지요.

대형유통센터를 만들기 위해 부천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중앙회 등에서 지원해주고 하면 가능할거 같거든요. 또 농산물 유통센터도 만들면 시민들의 가계부담을 덜어 주 수 있어요. 대형마트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품을 팔아주고 하면 일석이조인거죠. 그래서 부천시가 부지를 임대해 사용권한을 주면 좋을 거 같아요.

부천시가 부지만 제공해 준다면 부천농협을 비롯해 오정농협, 축협, 원협 등이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면 중앙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면 시민들의 가계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어요.

▶내년 3월 조합장 선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조합장 임기가 원래 4년인데 2009년 취임 했으니 임기가 지났지요. 그런데 농협법이 바뀌어 전국 조합장 선거를 같은 날 하기로 결정해서 임기보다 조금 더 한고 있어요. 내년 3월 선거에 한번 더나와 그동안 벌려놓은 사업들을 마무리 하고 싶어요. 원래 농협 조합장은 2번 하면 제일 좋은 거예요. 그동안 조합장으로 있으면서 조합 살림은 물론 사업들을 문안하게 이끌었기 때문에 내년 선거에서는 큰 무리 없이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