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 > 윤선희 약사의 '알면 藥 모르면 毒'
대한민국은 종합감기약 중독나라판콜, 판피린 한 병을 먹어야 신발을 신고 나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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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1  08: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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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선희 약사

할머니 :  윤약사~ 판피린, 한박스(30병) 주게~, 아니 그냥 두박스 주든가

윤 약사 :  할머니! 벌써 다 드셨어요? 얼마전에 30병 사가신거 같은데~

할머니 :  요즘 피곤해서 한 개씩 더 먹었어. 날씨도 덥고 삭신이 얼마나 쑤시는지 몰라. 그래두 이걸 먹어야 신발장 앞으로 가서 신발신고 노인정을 나갈 수 있어. 중독된 거 같은데 큰일이네.

윤약사 :  할머니… 어쩌면 좋아요.

늘 오시던 단골 할머니 그날도 어김없이 튼튼한 천으로 된 장바구니 들고 약국으로 들어오신다.
약국 약사를 하면서 판피린과 판콜과의 씨름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할머니와 한 방을 쓰는 손주 손녀부터 시작해서 90이 넘는 어르신들까지 온통 이 작은 약병에 다들 목을 매단다. 이 한 병을 먹어야 머리가 맑아지고 쑤시던 관절이 나아지고 근육통이 나아진다니 약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인 나에게 그들을 설득할 힘이 빠져 버린 지는 오래다. 언제나 약사들이 이 종합감기약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한 현실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자나 깨나 그 고민이다.

그렇다면 판콜, 판피린은 대체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지 돋보기를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읽어 낼 수 없는 설명서를 확대해서 들여다 보자.

 

   
 

・아세트 아미노펜 : 해열, 진통
・클로르 페니라민 : 항히스타민제로 콧물, 재채기, 알레르기 억제
・메칠 에페드린 : 교감신경 흥분제로 기관지를 확장시킨다. 기침 억제 효과
・구아이페네신 : 위점막을 자극하고 호흡기계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호흡기계의 체액량을 증가시키고 점액질의 점도를 감소시켜 거담제로 작용, 판피린과 판콜의 함량 정도가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티페디핀 : 연수의 기침중추를 억제하고 기침에 대한 감수성을 저하시킴으로써 진해, 거담 작용을 나타낸다. 이 성분은 판피린에 만 함유되어 있다.

각 성분이 가지고 있는 효능을 보면 발열, 오한, 기침, 가래, 콧물 등 제반 종합 감기약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개개의 성분들은 각 효능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약물들이다. 하지만 약은 정말 필요한 증세에는 약이 되지만 불필요한 상황에서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약이다. 가령 위의 할머니처럼 기침이나 콧물증세가 없는데도 당장 피로감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를 내기 위해 판피린과 판콜을 마신다고 한다면 뇌에 작용해서 기침을 억제하는 데 쓰여할 약이 기침 증세가 없는 어르신들에게 어떤 부작용을 끼칠 지는 누가 보더라도 뻔 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종합감기약에 쓰이는 메칠 에페드린이나 구아이페네신, 항히스타민제 등은 그 부작용이 0세~2세까지 잘못 과다 복용되었을 때 유해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서 식약청에서 2세 미만 판매 금지를 내린 성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는 이러한 성분이 들어간 감기 시럽제는 2세 미만에게 판매할 수가 없다.

또한 이 성분들은 현저하게 운동능력을 떨어뜨리고 천식환자인 경우 발작, 경련을 일으키고 졸음을 유발해서 운전이나 기계조작 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우울증약이나 파킨슨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인 경우 절대적으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이런 시럽제들은 카라멜 성분과 사카린을 함유하고 있는데 당뇨 환자라든가 이 성분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꼭 주의를 해야 한다.

이 외에도 정말 판피린과 판콜이 필요한 상황, 즉 감기 초기 증세가 아닌 곳에 장기적으로 복용을 할 경우 아세트 아미노펜 과다복용이 가장 염려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 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으로 대표적으로 타이레놀인데 이 성분은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인 경우 치명적인 간독성을 일으키고 음주 후 머리가 아프다고 무심코 들이킨다면 간독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어르신들은 아마도 신경통, 근육통이 자주 오시는 편이라 이 성분의 진통작용과 카페인 30mg에 매력을 느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진통제와 카페인의 힘은 그 때 뿐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진통제와 카페인을 요구하며 몸은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러면 또 카페인과 진통제를 넣어주어야 피로감이 사라진다. 이 종합감기약의 중독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

인터넷을 간혹 보면 “3살 아이인데 판피린이 있는데 1병의 어느 정도를 마시게 하면 될까요? 임산부인데 모르고 판피린을 먹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할머니가 머리가 아프다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접한다. 집에 굴러다니는 약들을 무심코 집어 먹이고 집어 먹었다가 우리는 언제 어느 때 그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어르신들의 종합감기약 사랑 이제는 자양강장제나 고함량 비타민으로 대체되면 어떨까라는 바램을 가져 본다. 정히 약이 싫으시다면 든든하게 살코기를 사서 드신다거나 따뜻한 보양식을 드시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판피린, 판콜은 절대로 피로회복제가 아니다.  몸살, 오한, 기침, 콧물증세가 나타날 때 잠깐 복용하는 감기약일 뿐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한다. 하루정도 먹고 감기증세가 낫지 않는다면 꼭 병원을 가서 감기 진료를 받기 바란다.
 

윤선희 약사는 숙명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임상약학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학교, 기업체, 노인대학 등에서 약물 오남용과 흡연폐해를 알리고 있다. 현재 소사구에서 17년째 지역 공동체 약국 ‘부부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약과 관련된 책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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