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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표현은 서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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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3  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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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효석 담쟁이문화원장

식당 영업을 마무리할 즈음, 밥통에 밥이 떨어지면 혹시나 뒤늦게 손님이 올지 모르니 조금만 해놓으라고 주방에 주문합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퇴근한 뒤에, 밥통을 열어보면 밥이 한 가득 남았습니다. 내가 "조금"만 이라고 표현하지 말고, "10인분"만 하라고 말했어야 했죠.

이처럼 사람마다 "조금"을 보는 기준이 다르니까, 나중에 결과를 놓고 서로 싸우게 됩니다. 한쪽이 더 큰 힘을 지녔으면 "조금"의 기준을 가지고 "넌, 이게 조금이니?"하며 일방적으로 잔소리를 할 테구요.

그래서 토론에서 어떤 용어를 먼저 정의하며 시작합니다. 참석자끼리 그 용어를 어떻게 쓸 것인지, 기준을 잡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해방, 착취"라는 말을 이 자리에서는 이런 뜻으로 한정하자고 정해 놓아야 토론이 가능합니다.

기준을 맞추지 않고 각자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때문에 부부든, 친구든, 동료든, 여야든 말이 통하지 않고 결국 싸웁니다. 화가 날 때는 내가 생각의 기준을 맞췄는지, 내가 모호하게 표현한 것은 아닌지를 먼저 돌이켜 보는 게 좋습니다. 그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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