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오전 8시 이른 아침, 졸린 눈을 하고 있어야 할 다문화 꿈나무 아이들이 기대감에 부푼 눈으로 부천대 정문에서 버스가 출발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아이들을 맡게 될 부천대학교 학생 11명은 1박 2일 동안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라는 자리로 여행을 할 마음에 다른 여행과는 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버스에 승차한다.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손을 떠나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동시에 걱정되기에 버스안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확인하시느라 여념이 없다.

순천만에 도착한 11명의 꿈나무들과 11명의 선생님들은 순천만 생태공원의 흐드러진 갈대밭에서 각자의 기억을 새긴다. 집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본 혜진이(10)와 혜림이(7)이는 생전처음 보는 갈대밭 숲에 신이난듯 수줍은 웃음이 내내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 선생님들의 손을 꼭 잡은 꿈나무들은 처음 만남의 어색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기에 바쁘다. 개구쟁이 악동 민수아시만(8)은 승민선생님 품에 안겨서 갈대가 신기한지 히 보면서 잠시 조용해진다. 마지막으로 순천만 생태공원에서 타는 관광용 기차를 타고 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이동시간이 긴탓에 피곤했던 어제가 무색하게 아이들은 기상시간에 딱 맞추어서 일어나 오전 7시에 호텔로비에 모여있다. 땅끝마을로 떠날 오늘 여행에 아이들의 눈에는 생기가 넘친다. 바닷바람이 차갑던 송호해변에는 해가 뜬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반짝이는 물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다문화 꿈나무들과 아이들은 한걸음 더 친해져 있어서 그런지 바닷바람이 새어 들어오지 않게 서로서로 꼭 붙어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제는 버스 안에서도 첫날보다 더욱더 즐거운 분위기가 감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에게 새로 나온 최신 스마트폰 게임을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고 유진(15) 이나 유경(15)이는 중학생 이라서 그런지 대학생 선생님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버스는 공식 마지막 일정인 땅끝마을 전망대로 도착했고 마침 남해의 햇살이 물에 반사되어서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 풍경에 어우러져서 이제 서로 자연스러운 사이가 되어 있었다.

부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아이들이 피곤했는지 모두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요함에 깨어있는 일행들도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었다. 그 와중에 화장실이 급했던 정원이는 시퍼런 눈으로 휴게소가 나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또 그 모습에 근호선생님은 한바탕 웃는다. 마침 그 소리에 깬 몇몇 아이들과 선생님은 사태(?)를 파악하고 같이 까르르 웃는다. 그렇게 이 따뜻한 여행은 정말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었다.

버스는 6시 20분에 부천대에 도착했다. 아이들을 기다리시는 부모님들로 방학을 맞은 대학교 캠퍼스에 조그마한 활기가 넘친다. 아이들은 여행단에서 받은 조그마한 선물인 학용품을 들고 부모님에게 한걸음에 달려간다. 부모님들은 1박2일 동안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말을 드렸고 선생님들은 부모님께 오시느라 수고 하셨다는 따뜻한 말을 건넨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이제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혜진이(10)와 혜림이(7)는 헤어지기 싫은지 눈물까지 보인다. 서로 연락하자는 약속을 남기고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이 특별했던 여행은 다문화 꿈나무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모두 따뜻한 불씨를 남기며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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