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에서 승진하려면 실세 국장 라인에 줄을 서고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는 충성맹세를 해야 한다”는 부천시 공무원노조의 게시(성명)글이 부천시 공직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부천시지부는 최근 게시판에 ‘부천에서 좋은 보직가고 빨리 승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노조는 게시물을 통해 가장 빠른 승진을 위한 방법으로 △실세 국장 라인에 줄 서서 △시장 공약(관심)사업, 요직부서로 가고 △시장이 좋아하는 실적 만들면 KTX보다 빠른 초고속 승진을 한다고 제시했다.

이같은 게시물에 대해 부천시 공직사회는 “그동안 숨죽였던 공직사회의 인사 불만을 노조가 대변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또 “그 라인 1%에 들려면 다음 기본 소양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면서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기 △정의와 공정은 밥 말아 먹기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는 충성맹세 △시민과 시장 중 선택은 언제나 시장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기본 소양 갖추기는 부천시 공직자 다수의 공직관인 자신의 맡은 바 소임에 묵묵히 충실하는 자세 그리고 대한민국의 공정사회, 평등사회를 꿈꾸는 상식의 가치관으로는 턱도 없다”며 “정신건강에 아주 해롭다. 괜히 헛물켜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빠른 승진을 위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도 제시했다. 우선 법정 사무로 한없이 밀려드는 민원 밤늦게까지 처리하면 절대 승진할 수 없다고 했다. 즉 일하는 것은 1도 표 안 나서 자기보다 3~4년 후배에게 밀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똑같이 코로나 대응도 취합, 보고부서가 아닌 현장에서 일하면 절대 안된다”며 “누구는 코로나 가점이라고 초고속 사무관 승진할 때, 현장에서 멍청하게 고생한 직원은 아파서 병가 들어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시민을 섬기며 무한봉사의 정신으로 일해도 승진에 방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진 옛날 새마을운동 때 공무원 소리를 듣는다”고 적시했다.

공무원 노조는 “혹시라도 나만 알고 있는 빠른 승진을 위한 좋은 방법이 있으면 노동조합으로 연락 바란다”며 “2500여 조합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부천의 창의적인 인사를 전국에 자랑거리로 널리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천시 A(5급 사무관) 공직자는 “장덕천 시장 취임 3년의 치적(?)이다”며 “장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열린소리마당을 실명으로 전환하는 등 내부의 여론에 귀 기울지 않고 언로를 차단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소수의 의견에 의존한 결과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6급 팀장은 “요즘 말로 사이다 발언이다. 그동안 상당수 직원들이 인사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며 “부천시 공직자 대부분이 노조가 게시한 글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의회 B 의원은 “인사는 오롯이 장덕천 시장의 권한이다. 따라서 평가도 장 시장의 몫이다. 시장의 인사권을 존중해주고 싶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하고 소질에 따라 적재적소에 앉히는 인사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맞는 말이 아니다, 공무원노조가 사실이 아닌 루머를 퍼트리고 있다”며 “부천시는 갖춰진 인사시스템 안에서 원칙을 지키며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정민 기자  pw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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