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상영작 예매 오픈 이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최용배, 이하 BIFAN)의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의 신선하고 강렬한 개성을 가진 작품들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코리안판타스틱-데스트랩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은 20회를 시작으로 한국 판타스틱영화의 저변 확대와 새로운 발견을 위해 신설돼 이후 지속적으로 상영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경쟁과 초청을 망라해 모두 12편의 신작이 상영되는 올해 역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한국 판타스틱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 코리안 판타스틱-뷰티풀 뱀파이어

저, <청춘빌라 살인사건>, <삼촌>, <폐쇄병동> 등은 장르에 대한 감독의 애정과 신선한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모두 아파트, 집 안, 폐쇄된 병원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긴장감 가득한 상황의 연속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흥미롭게 풀어내며, 저예산의 한계를 장점으로 적극 활용하여 극의 밀도를 높였다.

▲ 코리안 판타스틱-행복의 나라

한국 사회의 다양한 담론을 장르를 통해 풀어내고자 한 영화들도 빼놓을 수 없다. DMZ(비무장지대)에 고립된 형사가 살인범과 마주하며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여성원톱액션 <데스트랩>, 뜨거운 이슈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문제를 뱀파이어 장르와 결합한 <뷰티풀 뱀파이어>, 우울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그럼에도 꿈을 잃지 않으려는 청춘에게 보내는 위로를 담은 음악영화 <라이브하드>, 지난 몇 년간 우리사회를 휘감았던 죄의식과 슬픔에 관한 따스한 위로 <대관람차>는 장르가 현실을 만났을 때, 어떤 흥미로운 상상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또한 자신을 대신해 죽은 이의 가족에게 속죄해야 하는 주인공을 통해 죄와 벌, 선과 악의 경계를 묻는 강렬한 데뷔작 <행복의 나라>와 한국영화 최초로 호흡기 없이 잠수하는 ‘프리다이빙’을 소재로 하여 심연 깊숙이 숨겨진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그린 영화 <딥>은 인간 본성에 대한 심도 깊은 물음을 던진다.

▲ 코리안 판타스틱-딥

애니메이션도 놓칠 수 없다. <언더독>이 BIFAN 개막작 역대 최단 시간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다면 <나쁜 상사>는 국내 성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레진코믹스에 연재됐던 네온비 작가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나쁜 상사>는 오랜만에 찾아온 본격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김장, 김서영, 정미숙, 민승우 등 목소리를 연기한 인기 성우들도 직접 영화제에 참여해, 관객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 이전부터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백승기 감독의 영화 <오늘도 평화로운>은 장르의 법칙에 감독의 개성이 더해진 대표적인 예다. 지난 19회 BIFAN 국제경쟁 부문에 오른 <시발, 놈: 인류의 시작>으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한 백승기 감독은 연출작 3편이 모두 부천을 찾는 신기록을 달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릴러, 호러, 액션, 코미디, 애니메이션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12편의 코리안 판타스틱 신작은 한국 판타스틱영화의 새로운 기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양하고 풍성한 한국작품들로 관심을 받고 있는 BIFAN은 오는 7월 12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부천에서 개최된다.

박기랑 기자  webmaster@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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