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레퍼토리와 혼신을 다한 연주로 최고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며 말러,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등으로 한국 교향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부천필)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하여 거대한 발자국을 내딛는다.

부천필은 오는 8월 31일부터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의 명문홀에서 투어 연주를 갖는다. 부천필의 해외연주는 2002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2006년 일본 가와사키시 초청 공연 이후에 갖는 첫 해외 연주이며, 첫 투어 연주다.

유럽 투어의 첫 번째 연주회는 오는 8월 31일 일요일 저녁 7시 30분,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Smetana Hall, Prague)에서 진행된다. 이어 9월 2일 화요일 저녁 8시 독일 뮌헨 헤라클레스홀(Herkulessaal, M?nchen), 마지막 연주는 오스트리아 비인 무지크페라인홀(Musikverein Goldener Saal, Wien)에서 9월 4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유럽 명문홀서 첫 투어 연주, 그리고 마에스트로와 비르투오소의 만남

▲ 임헌정, 클라라 주미 강

지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며, 그만의 섬세함으로 오케스트라에 깊이를 불어넣은 임헌정이 맡는다. 임헌정 지휘자는 1989년부터 2014년 1월까지 25년이라는 긴 여정동안 부천필 상임지휘자로써 말러, 브루크너, 브람스, 베토벤 등의 교향곡 전곡 연주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국 음악계에 늘 신선한 파장을 일으켜왔다. 현재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이자 부천필 계관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부천필과 함께 유럽투어에 나선다.

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을 초청한다. 클라라 주미 강은 센다이 바이올린 콩쿠르,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등 내로라하는 국제대회에서 인정받은 재원이다. 최근 동아일보에서 마련한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되는 등 한국을 이끌 차세대 비르투오소로 그 입지를 굳히고 있는 그녀는 현재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임헌정, 차세대를 이끌 젊은 거장 클라라 주미 강의 환상적인 조합은 관객들에게 전율적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의미있는 레퍼토리로 시선을 사로잡다

유럽투어에서의 레퍼토리는 역시 부천필이 발군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택했다. 우선, 전상직 작곡가의 부천필을 위한 창작작품 위촉곡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가 세계 초연된다. 이 곡은 크레도를 비롯한 몇 개의 정선율을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양식으로 구현한 작곡가 자신의 개인적인 고백이자 절대자께 드리는 기도이다. 부천필은 그동안 국내 음악계의 리더로서 음악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며, 창작작품을 비롯한 현대 음악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연주될 이번 작품에 특별한 관심이 집중된다.

클라라 주미 강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를 협연한다. 차이코프스키적 애수가 듬뿍 서려있는 이 곡을 과장된 기교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오롯이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적 고뇌를 한결 더 감성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브람스 교향곡 제4번 마단조 작품 98’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개성이 잘 묻어나 있으며 이지적 고독감마저 느껴지는 이 곡은 부천필에게 가장 자신 있는 레퍼토리 중 하나이다. 부천필은 그동안 브람스 페스티벌 등으로 브람스의 교향곡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걸작이라 손꼽히며, 가장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 곡을 브람스가 인생의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비인에서 연주하는 한다는 것은 한국 오케스트라의 자존심이기도 한 부천필의 이유 있는 도전이다.

26년의 세월동안 언제나 테크닉으로만 가득 찬 ‘보여주는’ 음악이 아니라, 묵묵히 음악의 본질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한결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음악을 들려주고자 노력해온 부천필의 의지가 유럽인들에게도 역시 깊은 인상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의 감동을 그대로 … 연주회 실황 음반 제작

부천필은 유럽 투어 이후, 음향면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가진 비인 무지크페라인홀에서의 감동과 팽팽한 긴장감을 고스란히 담아 셈프레 라 무지카와의 공동작업으로 실황 음반을 제작할 예정이다. 2007년 이후 발매되는 공식 자체 음반으로 이를 통해 부천필은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을 도모할 예정이다. 음반은 우선 비매품으로 제작된다.

한편 유럽투어에 앞서 부천필은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미리 그 감동을 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는 8월 21일 목요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될 ‘유럽투어 프리뷰 콘서트(부제 : 브람스&차이코프스키)’는 임헌정 지휘, 김봄소리가 협연한다. 032-625-8330~1.

박웅석 기자  webmaster@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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