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행정사무감사에 드디어 방청단으로 첫 참여를 하게 되었다. 오늘은 환경도시사업단의 각 과들을 건설교통위원회의 의원들이 감사하였다. 환경정책과, 수도행정과, 수도시설과, 정수과, 하수과, 청소과 순으로 6개의 과에서 집행한 사업들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하고 질의응답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의 조치 및 정책 수정을 권고하였다. 부천의 시민으로서 전문적인 내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 성실한 자세로 행정사무감사에 임하고 있는지 시민의 눈으로 평가해보자는 각오로 방청에 임했다.

고백하자면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이 행정에 대해서 열심히 질의하고 문제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치인들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선입견이 나에게도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주민의 입장에서 대변하는 의원들을 보고 그런 선입견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원들은 문제점을 보였다.

김영숙 의원, 서강진 의원, 박노설 의원은 질의와 발언이 많고 타 지역의 사례나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경험들로 생생한 근거를 제시하였지만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해 보아야겠다’, ‘최선을 다해라’ 같은 형식적인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의원들이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과 연구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행정을 압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후 감사 동안 의원들의 발언 수를 집계해보니 평균 5회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동현 의원과 김동희 의원, 김현중 의원은 각 4회, 2회, 4회로 평균보다 낮은 수의 발언을 하였고 김혜경 의원은 놀랍게도 단 한 번의 발언도 하지 않았다. 몇 번 발언하였는지 만으로 의원의 발언내용을 질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네 의원들은 조금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8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시종일관 핸드폰에만 관심을 보이던 의원이 있었는데, 바로 김혜경 의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김혜경 의원은 시민의 대표자답지 못한 이러한 행동을 시정해야만 할 것이다.

행정사무를 놓고 많은 쟁점들이 오르내렸지만 시민으로서 분통이 터지는 사안들이 있었다. 먼저 정수과를 감사하면서 이야기된 동부천 IC 건설에 따른 정수장 피해 문제이다. 정수장 옆으로 IC가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분진이 부천시민이 마실 물에 피해를 주는 것을 우려하여 이를 막을 수 있는 추가 설비와 예산 등을 윤병국 의원이 질의하였는데, 정수과장은 전혀 피해가 없다는 답변을 하였다. 그렇게 답변한 근거를 묻자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고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해 의원들 및 방청단의 기를 질리게 했다. 또 하수과에서는 심곡복개천 사업이 동반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점과 갑작스럽게 사업비 예산 150억이 추가된 점이 쟁점으로 떠올라 의원들과 시민방청단이 분개하였다. 심곡복개천을 다시 흐르게 되면 대로 주변에 있던 주차시설과 대로를 기반으로 장사를 하여 생계를 꾸리던 주민들의 터전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여름철 집중호우 기간에 길주로 주변 지역은 침수피해를 비롯한 자연재해를 맞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에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시키려 하는 것에 대해 박노설 의원, 윤병국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주민들의 혈세를 150억이나 말도 없이 추가한 것에 대해 김은화 의원이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대변하였다. 의원의 발언으로 대변되는 시민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성의 없게 넘겨버리는 행정과장들의 태도 또한 가관이었다. 행정사무감사 이후에도 지적 사항들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일도 의원들과 시민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참여해야하겠다.

사실 환경정책이니, 수도시설이니, 하수처리니 하는 것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시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나의 생활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사무감사를 방청해보니 모든 것이 나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시의회와 시 행정이 시민을 위해서 있게 하려면 시민의 참여가 가장 큰 역할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올해 많은 의원들과 시 공무원,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고생하여 진행한 행정사무감사가 그 의미를 빛낼 수 있도록 후속의 조치를 부탁하며 이 글을 마친다.

▲시민방청단 조혜진

조혜진  webmaster@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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